가난한 인력거꾼의 평범한 하루
인력거꾼 김첨지는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어요. 아내가 아프다며 집에 있기를 권했지만, 김첨지는 돈을 벌러 나가야 했죠. 추운 날씨에도 손님들을 기다리며 인력거를 몰고 다녔어요. 마침 전차역에서 내린 학생이 있어 남대문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삼십 원이라니! 김첨지는 심히 기뻐했죠. ^^ 평소 같으면 일러 원조차 못 벌었을 텐데 말이에요.
비 오는 길에 뜻밖의 행운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하지만 우중을 내리는 비를 맞으며 빈 인력거를 몰고 가는 건 힘겨웠어요. 김첨지는 돈을 벌어 아내에게 설렁탕이라도 사주고 싶었죠. 그때였습니다. 옆 술집에서 친구 치삼이를 만난 거예요! 정녕 반가웠지요. 치삼이의 권유로 들어가 추어탕 맛을 봤는데, 배가 너무 고파 그대로 들이켰네요. 이윽고 막걸리 한 잔, 두 잔 마시는데 취기가 올랐나 봐요.
운좋게도 추가 손님이 생겼습니다!
길가에서 여인 한 분을 만났죠. 김첨지가 인력거를 탄다고 말했더니 “남 귀찮게 굴지 말아요!”라며 퉁명스레 대꾸했답니다. 그 모습이 웃겨 김첨지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죠. 결국 그 술집에서 막걸리 몇 잔을 더 마시게 됐네요. 김첨지는 취기 탓에 아내가 죽었다는 헛소리까지 했죠.
끔찍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김첨지의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집안은 무덤과 같은 침묵에 휩싸여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어린 아이의 ‘빡빡’ 젖 빠는 소리만 들렸죠. 방문을 열자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바로 그때 김첨지는 아내가 정말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술김에 했던 농담이 진짜가 된 거죠. ?! 아내의 주검이 그 지저분한 방 안에 있었습니다.
김첨지의 통곡과 죄책감
그 순간 막걸리를 마신 기쁨은 사라졌고 괴로운 현실만이 남았습니다. 김첨지는 큰 통곡을 터트렸어요. 돈을 벌기 위해 아내의 애원을 무시하고 나갔다가, 아내가 죽은 걸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술 냄새를 풍기며 아내의 주검 앞에 주저앉아 몸부림치는 김첨지의 모습이 가슴 아프네요. 그의 절규와 죄책감이 고스란히 느껴졌죠.
이렇게 ‘운수 좋은 날’은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되었습니다. 하루 벌어온 돈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죠. 김첨지는 오랫동안 그날의 기억에 시달릴 것입니다. !